아델 H 이야기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1975년작 '아델 H.'는 빅토르 위고의 딸 아델이 겪는 집착적 사랑과 점진적인 붕괴를 따라가는 영화다. 망명 생활 중 영국 군인 알버트 핀슨에게 강렬하게 끌리지만 그의 마음은 결코 아델에게 향하지 않는다. 일방적인 사랑은 그녀를 현실과 점점 멀어지게 만든다.

거절에도 불구하고 아델은 핀슨을 쫓아 노바스코샤로 건너가 자신을 '아델 루일리'라는 가명으로 숨긴다. 알버트는 계속 냉담하게 거리를 두고, 아델의 집착은 점점 더 절실하고 맹목적으로 변해 주변 사람들과 자신의 삶을 파괴해간다. 그녀의 행동은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에 감춰진 고독과 광기의 기록처럼 보인다.

영화는 한 여성의 내면 붕괴를 섬세하면서도 냉정하게 묘사하며, 이자벨 아자니의 강렬한 연기가 감정을 극대화한다. 사랑의 집착과 정신적 쇠락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날카롭게 드러내는 비극적이면서도 몰입감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