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riet Craig

하리엇 크레이그는 집안의 완벽함을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는 여성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집을 위해 인간관계마저 계산적으로 다루는 인물이다. 그녀는 사소한 흠결도 용납하지 않고 모든 것을 통제하려 들며, 집을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과 정체성을 확인하는 무대로 만든다. 겉으로 보기에는 우아하고 세련된 삶을 유지하지만 그 중심에는 차갑고 냉정한 계산이 자리한다.

그녀의 집착은 결국 친구와 가족을 밀어내는 결과를 낳는다. 친밀함을 속박과 조건으로 바꾸고, 타인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 행동은 신뢰를 갉아먹어 관계를 삭막하게 만든다. 주변 사람들은 점차 그녀의 말에 맞추거나 등을 돌리게 되고, 그녀는 완벽한 집을 얻는 대신 점점 더 고독해진다.

이 작품은 외형적 성공과 내면의 공허 사이의 간극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권력, 통제, 상실의 감정을 탐구하며 인간성과 연대의 가치를 질문한다. 차갑고 긴장감 있는 연출과 중심 인물의 냉철한 면모는 관객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