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롭

형이 위독하다는 부름을 받고 고향 집으로 돌아온 두 남매는 죽음을 앞둔 친척에게서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끈질긴 생명력과 마주한다. 병상은 고요하지만 연이은 초자연적 사건들이 집안을 뒤흔들고, 시간과 기억이 뒤섞이며 현실의 경계가 흐려진다. 작은 소리와 그림자, 끝없이 되풀이되는 밤의 기운은 그들을 집 안에 묶어두고, 밖으로 나가려 할수록 더 깊은 불안에 빠져들게 만든다.

영화는 죽음과 상실, 가족이 감춘 비밀 사이를 서늘하게 파고들며 서늘한 분위기의 서스펜스를 키운다. 두 남매는 불가사의한 저항을 통해 과거의 죄와 실수, 서로에 대한 오해를 마주하게 되고, 결국 무엇이 삶을 붙잡고 있는지, 무엇이 반드시 놓아야 하는지를 선택해야 한다. 느린 템포의 공포가 쌓이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이 작품은 관객에게 죽음의 의미와 가족의 속삭임을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