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솔리니와 차 한 잔

1930년대 파시스트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소년 루카는 어머니를 잃고 무심한 아버지에 의해 영국계 거주 여성 메리 월리스에게 맡겨진다. 메리와 예술가 아라벨라, 젊은 과부 엘사, 고고학자 조지 등 교양 있는 여성들은 플로렌스의 티타임과 살롱을 매개로 루카를 보살피며 그들만의 안락한 공동체를 만들어간다. 그들의 삶은 겉으로는 우아하고 유쾌하지만, 서로에게 기대어 사는 한편 각자의 상처와 비밀을 안고 있다.

연합군이 무솔리니에게 선전포고를 하면서 평온하던 일상은 서서히 무너지고, 이들은 정치적 불안과 편견, 개인적 희생 앞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 코미디와 드라마가 교차하는 가운데 영화는 우정과 여성 연대, 정체성의 발견을 따뜻하고 때로는 냉정하게 그려낸다. 결국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형성된 가족과 용기가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도 인간미와 희망을 드러내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