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는 병석에 누운 아버지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안의 유일한 유산인 신성한 부적을 들고 유명 감정가 셍 파라다이스를 찾아간다. 절박함 속에서 시작된 여정은 단순한 물질적 가치를 넘겨 가족의 기억과 신앙을 시험하는 사건으로 번져간다. 셍 파라다이스의 검은 모호함과 도시의 냉정한 거래 풍경은 아케에게 쉽지 않은 선택을 강요한다.
영화는 한 편의 인간 드라마로서 가난과 희생, 전통과 현대의 충돌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부적의 진정한 의미가 드러날수록 인물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상처와 화해를 맞닥뜨리고, 관객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감정의 결을 따라 흐르는 서늘한 긴장감과 따뜻한 연대가 균형을 이루는 작품이다.